나는 학자가 아니고 목회자이다 목회를 하는 중 부득불 요청에 의해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좀 서먹한 강의를 십년 넘게 했나보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려면 대학원 이상을 마친 석사나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들이 시간강사에서 시작해서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가 되어 가르치셨다. 그 때는 어느 학교에서 누구의 제자인지가 중요했다.
내가 신학교 다니던 시절엔 아직 M.Div.학위과정이 없었다. 나는 평생 M.Div.없이 M.A와 D.Min. 과정을 마쳤다. 연세대학교 신학과에서 B.Th.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으로 M.A.를 마쳤다. 나에게 기독교교육을 가르쳐 주신 교수는 김득렬 박사(하트포드 대학), 반피득 박사(피츠버그 대학) 김형태 박사(피츠버그 대학) 등 이었다. 학령기 발달과 기독교교육, 발달심리와 임상교육, 대학 캠퍼스 고등교육 등이 였다. 내가 기독교 교육을 공부할 때는 아직 신학교에 기독교 교육학과가 생기기 이전 시대였다.
내가 처음 강의를 한 학교는 서대문에 있었던 피어선 신학교에 평신도 과정에서 몇 과정을 가르쳤고 서울 서노회가 주관한 교회학교 교사 훈련원에서 기독교 교육을 강의했다. 그후 캐나다 토론토 한인 성서학원에서 3년을 강의했고 미국에 와서 교단 요청으로 해외한인장로회 뉴욕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7년을, 뉴저지성서대학교에서 6년을, 퀸즈한인교회가 운영하는.세계선교대학에서 4학기를 강의했다.
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에서 D.Min.을 한 결과인지 New York Theological Seminary의 D.Min.(목회학박사) 프로그램에서 두 학기를 강의했다.
강의실에서 교수님이란 말을 듣지만 강의를 준비하면서 가르친다. 강의실에서 교수님이란말을 듣지만 가르친다기 보다는 몰랐던 지식을 배우곤 한다. 목사의 경우도 그렇지만. 교수는 학문에 임하는 태도가 정직하고 진지하며 창의적 주관이 견지되어야 한다. 주로 내가 강의했던 교과목인 기독교 교육개론, 이민교회 목회학, Leadership & Church Growth, 솔직하게 인격적으로 경험한 것을 그대로 나누어야 한다. 이번 학기는 New York Theological Seminary 에서 한인 목회학박사 과정 중 “리더쉽과 교회성장”을 20시간 강의하면서 그랬다. 한국에서 유학 온 목사, 필리핀에서 선교하다 온 목사는 학업에 진지하며 열중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그들이 제출한 두 종류의 과제물을 꼼꼼이 읽으며 평가해 주었다. 뉴욕신학교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며 가슴이 뿌듯했다. 왜냐하면 내가 알기로 이 학교를 거쳐간 한국인으로 애국자 김마리아 여사를 비롯해 한국기독교 교육의 대모 주선애 교수, 성서학자 이상근 박사.
뉴저지와 뉴욕에서 목회하셨던 최효섭 목사, 이은수 목사, 김광웅 목사, 이희철 목사 등의 저명한 목회자들이 졸업한 유서깊은 학교이다.
지금은 좀 경제적으로 열악하여 맨하탄에서 학교가 위축되어 어려움을 겪지만 앞으로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해서이다. 강의를 하고 나면 학생들은 교수님을 잘 만났다고 하면서 많은 것을 깨우쳤다는 말을 듣곤 했다. 이때마다 얼굴이 뜨거워 진다. Syllabus를 만들고 Reference를 소개해 주지만 요즈음 나오는 신간도서와 첨단학설과 이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어떻든 교수는 강의하는 내용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고리탑탑한 이론 전개와 옛날 써 두었던 낡은 강의 노트를 뒤적이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 많은 젊은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강의를 제대로 못하더라도 소개는 해야되지 않을까? 내 나이 팔십이 넘어 강의 부탁하는 일에 감사하지만 말고 교수가 되면 계속 연구하는 정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경우 설교하는 것 보다 글쓰는 게 솔직하고 편안하지만 강의는 설교보다 더 힘들고 부담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좋은 교수가 있으면 똑똑한 학생들이 몰려오고 학교는 유명해진다. 외형의 간판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면의 실력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라인홀드 니버는 유명한 세계적 신학자였지만 박사학위가 없었다 그러나 니버는 어느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보다 유명했다. 나의 생애에 있어서 이번이 마지막 강의일 것이다. 종강하고 학생들이 베풀어 준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며 좋은 후학, 좋은 교수진과 훌륭한 학교였다는 것을 느끼고 왔다.
강의는 끝났지만 계속 연구해야 겠다.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배우는 학생으로 말이다. 짧은 경험과 관록으로 사는게 아니라 젊은이로 살아야 겠다. 창조적이고 더 열정적으로 다시 노력해야겠다.. 제자들에게 인격적이고 실력있는 교수로 영원히 남고 싶다 이제는 더 이상 내게 강의의 기회가 없을 것이며 있어서도 안된다.
페이팔로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