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세상만물을 만드시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들을 만드신 하나님, 지금도 살아계셔서 세상 만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먼저 사랑하고, 다음으로는, 내 이웃(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부모가 먼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서 자녀도 부모를 본받아 그러한 삶을 살아가도록 신앙 교육에 힘써야 한다.
이것이 부모에게 주어진 제일 되는 특권인 동시에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신앙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들의 진학(진로)교육에는 전폭적으로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서도 신앙교육에는 열(熱)과 성(誠)을 다하지 않는 것 같으니 말이다.
집을 건축하는 데도 기초 공사가 중요하듯이 자녀의 인생을 바로 세우는 데도 기초를 놓는 초기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가 신실하고 인격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기본이 되는 애착, 정체성, 가치관 등을 형성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 인생의 초기에 제대로 집중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녀의 인생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자녀 인생의 초기에 집중하라. 초기 가운데도 가장 중요한 시기는 태어나서 3세 까지다. 그 다음으로는 5세, 그리고 좀 더 기회를 준다면 10세까지 늘일 수 있겠다. 각 시기에 이루어야 할 발달 과업과 이에 따른 적절한 교육내용과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1단계>는 태어나서 3세까지의 시기인데 일생 중 가장 눈부신 발전을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의 우선적인 발달과업은 ‘안정적인 애착을 이루는 것’이다. 부모가 분주하여 너무 일찍 부모와 분리되어 자라야 하는 아기나, 부모가 양육에 소홀하여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기는 안정적인 애착을 이루기 못하여 거절감, 불안, 두려움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불안정하고 공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자라갈 수 있다. 안정적인 애착을 이루지 못한 아기는 신뢰 대신 불신이 생기면서 인간 관계는 물론, 하나님을 신앙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처음 3년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뇌 발달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때 5감각(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한 적절한 자극을 받고 자란 아기들은 ‘영특한 아이’로 자라갈 수 있다. 그러므로 뇌 발달에 따른 적기(適期)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장아장 성경』의 저자 길버트 비어스는 이 시기에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녀들이 평생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이해하고, 적용하기를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자녀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하였다. 이 시기의 신앙교육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그것은 삶의 모든 순간이 교육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모유(우유)나 이유식, 음식을 먹기 전에 감사기도 드리기, 아기들의 정서에 적합한 음악과 찬송 듣고 부르기,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갖기,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 들려주기,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만물과 계절의 변화 등을 접하면서 느끼는 경이감은 신앙교육의 좋은 도구들(tools)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영*유아기 자녀의 재롱에 빠져있느라 신앙교육의 적기를 놓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2단계>는 4-5세까지의 시기로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말한 로버트 풀검의 말처럼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생활습관을 익히고, 전인적인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도덕적, 영적)발달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마치 부모의 손안에 쥐어진 점토(playdoh)처럼 가소성이 있어서 부모가 하나님 말씀 안에서 바른 길을 인도한다면 얼마든지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로 자라갈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와 교회학교 교사, 주위의 어른들이 관심을 가지고 ‘영적 기초(Spiritual Foundation)’를 잘 놓아주어야 한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을 만드신 분이며, 성경은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내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들어주시며, 나를 용서해 주시려고 아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을 가르치라. 하나님은 우리가 예배 드리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라는 것도 알게 하라. ‘교회는 즐거운 곳, 가고 싶은 곳’이라는 기억이 남을 수 있도록 교회는 어린이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시기는, 눈에 보이는 어른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기이므로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는 ‘6-10세 까지’의 시기로 초등학교 과정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은 ‘높은 자존감과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성경적 가치관’을 확립하는 일이다. 수 십 년 전에 어린이 시기를 거친 어른들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조숙하다. 신앙교육이란 성경을 지식적으로 가르치는 즉, 율법적인 그리스도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삶 속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들의 모든 형편을 아시는 하나님. 우리들의 기도에 귀 기울이시는 사랑의 하나님, 우리가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할 때 슬퍼하시며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지에 대해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통하여 가르쳐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효과적인 신앙교육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자신의 영웅을 찾아 본받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이해수준에 적합한 언어와 방법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신앙의 위인들을 영웅(모델)으로 소개할 수 있다. 조지 바나도 그의 책 <당신의 자녀를 영적 챔피언으로 훈련시켜라>에서 “사회학자들이 어린이의 도덕적 토대가 9세 이전에 대체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우리의 연구는 영적 차원에서도 이와 동일한 결과를 확실히 드러내 준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9세가 될 때까지 영적 토대가 형성된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10세 이후의 신앙교육은 무의미한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비록 어린 시절에는 신앙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지만 사춘기 청소년 시절이나, 대학생 때, 아니면 어른이 되어 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헌신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세상 학문과 문화가 자녀들의 마음 속을 점령하고 그들의 삶에 왕 노릇하기 전에, 좀 더 일찍 시작하는 훨씬 효과적이다. “시대 가 이런데 부모인들 재간 있겠어요? 그저 일 주일 한 번 예배만이라도 참석했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쉽지 않네요. 어떡하겠어요. 큰 일(?)만 저지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라며 너무 일찍 부모의 소중한 권리와 의무를 내려놓은 것은 아닌지 염려가 앞선다.
부모들이여, 자녀 인생의 ‘초기 3년’에 집중하라. 이 때를 놓쳤다면 ‘5세까지’는 놓치지 말라.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면 ‘10세까지’라도 힘을 다해 노력하라. 신앙교육의 황금기를 놓치지 말라. 어린 자녀의 마음 속에 이 시대의 악한 영들이 그럴듯한 모양과 논리를 펴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 둥지를 틀기 전에 성령으로 충만한 자녀들이 되게 하라. 세상에 물들지 않는, 지혜롭고 순결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양육함이 부모의 마땅한 책임이 아니던가!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 22:6).” 교회들은 부모들이 자녀 인생의 초기 10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강한 도전과 함께 실질적인 신앙 교육지침을 주어야 하고, 부모들은 이에 성실하게 따라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가정과 교회가 하나님께서 주신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바른 길이며, 이 땅에서 천국을 확장하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이론과 방법들 보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기도의 무릎’을 꿇고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다. “주여, 이 아이를 어떻게 기르오리이까?” 라고 물었던 삼손 의 아버지 마노아처럼 눈물로 부르짖으라. 자녀의 장래는 부모의 무릎에 달려있다. *
이계자(뉴욕광염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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