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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10/31/22       이계자

리플리 증후군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2015년 6월, 버지니아의 한 신문에 실렸던 한인 여학생의 명문대 합격 소식이 거짓으로 밝혀져 기사를 실었던 신문사가 사과를 했던 일이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버지니아의 TJ 과학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K양이었다. K양은 자신이 SAT에서 만점을 받았고,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모든 내용이 사실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헸다. 

이보다 앞 선 200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큰 사건이 있었다. 당시 30대중반이었던 S양, 그녀는 한 때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며, 성곡 미술관의 큐레이터와 동국대학교 조교수를 역임하였고, 광주 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으로 내정된 적이 있었던 자칭 예일대 박사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학력 역시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그러고 보니, 필자 가까이에도 이런 친구가 있었다. 여고시절, 필자와 함께 중창단 멤버(4명)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C는 뽀얀 얼굴에 은테 안경을 썼는데 이목구비가 예뻐서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아이였다. C와는 연습을 위해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C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우리 세 명의 여학생 친구들은 C의 집을 찾아 나섰다. 이전에 어렴풋이 들었던 동네가 생각나서였다. 부잣집 막내 딸 같이 보였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우리가 찾아 갔던 곳은 허름한 동네였다. 하지만 C의 집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와야 했다.   

당시 필자가 다니던 학교는 인문계 고등학교였지만 3학년에는 1개의 취업반이 있었다. C는 취업반에 배정이 되어 1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되자 취업이 되어서인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쉬는 시간에 복도가 시끌벅적해서 나와보니 화려하게 사복을 차려 입은 누군가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C였다.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C가 사회 초년생답지 않게 꽃 단장을 하고 온 것이었다. C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부러움의 감정이 충만해 있었다. 

졸업 후 우리 셋은 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C의 소식은 한 동안 들을 수 없었다. 나중에 들려온 소식은 입시를 치른 적이 없는 C가 모 대학교 국문과 학생 행세를 하면서 이 대학 저 대학 축제를 기웃거린다는 것이었고, 이후 이른 나이에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의 재취자리로 시집을 갔다는 소문까지 들려왔다. 철 없던 시절에는 그저 호기심에 쑥덕이며 C에 대한 이야기를 화제 삼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아이가 그렇게 자신의 환경과 진짜 모습을 숨겨가며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 데는 나름 그럴만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  

“Just Be a Yourself(너답게 행동하라, 있는 그대로의 너를 보여주라).” 이 말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민국의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을 때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했던 말이다. 역대 대통령 부인들과는 달리 그녀는 돋보이고 싶어서 과도한 성형, 경력 위조, 주가조작, 논문 표절을 통한 학위취득 등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터라 질 바이든 여사의 조언이 뼈있는 충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리플리 증후군’ 이라는 증상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다. “리플리 증후군(Ripley-syndrome)이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대한민국의 신조어이다. 하지만 실제로 의학계에서 병명으로 사용되는 말은 아니다(위키백과).”  

아담과 하와의 후손으로 죄 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의 내면에 그런 이기심과 욕망이 불타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이미 정체성이 새로워 진 사람들 아닌가? 

닐 앤더슨은 그의 책 <내가 누구인지 이제 알았습니다(Victory Over The Darkness)> 에서  “때때로 우리가 겉으로 나타내 보이는 모습은 참 모습을 가리기 위한 가면이며, 자기 안에 있는 상처를 감싸기 위한 껍질일 때가 있다. 외모나 업적,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 내적인 평화와 성숙을 가져다 주거나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장하며, 의미를 찾고, 성취감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당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신분을 확인하는 것은 당신의 믿음과 그리스도인으로서 취하는 행위에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고 말하고 있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딸)이다.” 라는 정체성이 확고한가? 정체성에 합당한 모습으로 살려고 애쓰고 있는가? 이 질문에 분명하고 확고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리라.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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