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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무작정 여행

03/30/22       한준희 목사

자유를 향한 무작정 여행


몇 년 전 한국에 갔었던 때의 일이다.

늘 목회에 매여 좀처럼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삶이 몇 년동안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지쳤다 할까 좀 쉬고 싶은 그런 마음이 늘 떠나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되지 않는 성도들인데도 웬 목회하는 일이 그렇게 많은지 쉴 틈이 없다. 가정 일도 그렇고, 교계 일 등등 드러나지 않은 바쁜 삶이 나를 무척이나 억누른 것 같아서일까 그냥 쉬고 싶었다. 

그랬던 나에게 한국에 갈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어 한국 방문길에 오른 것이었다. 그런데 그 방문도 내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없었고 총회 일, 예정된 집회, 사람 만나는 일들이 줄줄이 계획되어져 있어서인지 한국 방문을 해도 좀처럼 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오히려 평상시 보다 더 바쁜 한국 방문이 더욱 나를 억누르는 현실이 되어 버렸었다.

시차마저 안 바뀐 몸으로 하루 일정을 마치고 퇴근길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나는 그야말로 지칠대로 지쳤고 의욕마저도 상실된 듯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피곤도 하였다. 그날 밤부터 난 거의 24시간을 잠만 잤다. 나의 몸을 쉬게 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나 보다.

 나는 그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무작정 청량리역 앞으로 갔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춘천행 열차를 탔다, 왜 이 열차를 탔는지 나도 모른다. 그냥 무작정 열차를 타고 달렸다. 어쩌면 오랜만에 아니 수십년만에 아무 계획도, 목적도 없이 이렇게 달려가는 것이 정말 처음으로 나만이 갖는 자유의 세계, 미지의 세계를 달려가는 것같아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다. 마치 거대한 인생의 올무에서 벗어나는 듯 한 그런 느낌이라 할까…

열차가 달려가는 창밖으로 어딘지 모르지만 전통시장이란 간판이 보였다. 나는 무작정 그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고 그 전통시장을 향해 갔다. 떡을 파는 상점, 옷 신발 가게, 닭고기 전문집, 야채가게 등등 저마다 손님을 불러대면서 장사하는 모습이 사람 사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날 난 오뎅을 사서 먹으면서 시장거리를 걸었었다. 그냥 눈에 들어오는 사람 사는 모습이 강렬하게 들어왔다. 평상시라면 이런 시장에 온다면 분명히 뭔가 사야 할 것이 있기에 왔을 것이다. 목적이 있어 왔다는 말이다. 하지만 난 목적 없이 왔다. 그냥 왔다. 여기 올 이유가 있어 온 것이 아니라 올 이유가 없이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생은 결국 사랑하는 그분 에게로 돌아가는 여정 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달려왔다고 생각이 든다, 잘 살아야 한다는 목적,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적, 성공해야 한다는 목적, 교회가 부흥되어야 한다는 목적, 어쩌면 쉴 틈조차 없이 끊임없이 목적을 향해 달려온 인생이 아닌가 여겨진다.

하루가 꽉 짜여진 삶, 그 삶에서 단 며칠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이 나를 옭아 맨듯 했다고 할까 그렇게 바쁜 이민 목회의 삶을 향해 쉴 틈 없이 달려오지 않았던가. 그렇게 인생을 달려오다 가 어느날 인생을 뒤돌아보니 벌써 종착역에 가까이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나는 누구를 위해 인생을 살아왔던가, 나를 위한 삶이었나, 남을 위한 삶이었나, 신앙적으로 하나님을 위한 삶이었나…

당연히 하나님을 위한, 교회를 위한 삶이 나의 삶이고, 가족을 위한 삶이 내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보면 내가 내 스스로의 삶이 아닌 남이라는 상대적인 분들을 위해서 얻어지는  삶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그들이 불러주는 나는 남편이라는 존재, 아빠라는 존재, 목사라는 존재, 무슨 회장이라는 존재,  직장에서의 어떤 직책으로 불려 왔던 존재 아니었던가.

한마디로 내 인생은 남과 함께 어우러진 인생이었고 남이 불러주는 모든 직책이 나였다는 것이 달리는 기차 뒤로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나의 마음을 자유하게 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그 자유는 잠시 나를 자유롭게 하는 자기만족 아닐까.

물론 이 육체를 벗어버리는 그날, 나는 비로소 나라는 자유자가 되어 주님 앞으로 달려가겠지만 이제 한번쯤이라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무작정 어디론가 달려가 보자,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나만의 자유를 만끽해 보자. 무엇을 얻을지 말이다.

먼 여행을 떠나 미지의 세계를 달려가 나 혼자 자유를 만끽해 보지만 결국 인생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디를 가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야 평안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할지라도 그 평안함을 직접 무작정 떠나가 보고 나서 체험으로 느껴 보자는 것이다.

인생은 결국 사랑하는 그분 에게로 돌아가는 여정 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사랑하기에 내 자유를 포기하고 하나님에게로, 다시 가족에게로, 교회로 돌아와 그들 모두에게 매여 사는 인생이 무작정  떠난 자유보다  더 귀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종이 진정으로 말하기를 내가 상전과 내 처자를 사랑하니 나가서 자유하지 않겠노라(출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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