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나서 살려면 빨리 철이 들수록 좋다. 그런데 요새는 옛날보다 철이 훨씬 늦게 드는 것 같다. 우리 소시 적엔 중·고등학생만 되도 벌써 미래를 준비하고 부모 걱정하고 자기 살 길 궁리하고 그랬는데 요새 아이들 보면 물론 일부가 그렇겠지만 오직 스마트폰 외에는 눈에 뵈는 게 없다. 그거 들여다보느라 어찌 공부를 하겠으며 그러고서 어찌 직장 근무가 가능할까 싶다. 잠시라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저 아이들한테 과연 미래를 맡겨도 될까 싶은 기우 아닌 기우가 밀려온다.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이고 경제는 진출을 못하고 날씨는 엘리뇨 때문인지 10여년 물 걱정에 휩싸여 있는데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 거리마다 요란하고 사치스럽고 향락산업이 흥행하고 이른바 3D 업종은 외국인근로자들한테 다 떠넘기고 그러다 보니 상당히 많은 달러가 외국으로 새 나간다.
철이 안 든 부모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녀도 봤고 철이 안 든 담임목사 때문에 걱정하는 성도들도 봤다. 교회는 큰 데 엉뚱한 일에 바쁜 목사님들이 있다. 고급 차를 타고 무게감 있게 다니는데 하는 일마다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아 전도의 문을 가로막는다.
얼마 전 동기생 은퇴식에 갔더니 설교자가 목사가 철이 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철이 들기는커녕 자기 자식을 때려죽이는 목사도 있으니 어찌 목사 명함 들고 다니겠는가.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다. 우리는 그에게 돌을 던지기 보다는 우리 각자가 재를 뒤집어쓰고 참회하는 절기가 되어야겠다.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그의 죄를 나의 죄로 알아 한국교회를 위하여 대한민국을 위하여 진정한 기도가 올려 져야겠다. 은퇴식에서 들은 설교 내용 중 목사가 철이 나려면 첫째는 개척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것도 멤버 없이 돈 없이 맨 땅에 헤딩하는 생 개척을 해 봐야 진짜 목사가 되어 간다는 것이다. 둘째는 건축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 교회 건축은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피 말리는 시간들이 있다. 물론 돈만 많으면 걱정할 거 없이 가끔 들여다보면 되겠지만 대부분은 믿음(?)으로 시작한다. 바라기는 너무 무리해서 기껏 건축해 놓고 감당이 안 돼 이단한테 넘기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셋째는 은퇴해봐야 철이 난다고 했다. 현역에 있을 때는 바쁘고 신경 쓸 일도 많고 그렇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니 전화 한 통 없고 해는 져서 어두운 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맥이 쫙 빠지더란다. 더욱이 연금혜택을 보는 목회자들은 아마도 5%도 안 될 거 같고 심지어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민연금조차 못 든 목회자들이 태반이다. 그렇게 아무 대책 없이 노후를 맞게 되니 안타깝다.
다음은 중국 송나라 때 주신중이라는 학자가 인생5계 설파했는데 그걸 중심으로 우리도 계획성 있는 인간이 되었으면 하여 이를 조금 풀어 적는다.
① 생계(生計)-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계획하고 살라. 특히 젊은이들은 장래 자기 직업에 대한 계획을 미리부터 세우라.
② 신계(身計)-몸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계획하는 것이다. 괜히 남들 하는 거 보고 술 먹고 담배 피우는 게 무슨 대단한 걸로 알고 배웠다가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식습관을 바로 갖고 절제된 생활을 하라.
③ 가계(家計)-장차 결혼하면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특히 경제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부모님은 어떻게 모실 것인지 이런 계획을 세우라.
④ 노계(老計)-사람이 젊으면 생전 젊지 않다. 금세 노년은 다가온다. 그러니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 나니~’ 이러지 말고 부지런히 백세 시대를 준비하여 늙어서도 남한테 짐이 되지 않게 하라.
⑤ 사계(死計)-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죽음이란 영과 육의 분리이다. 죽음 이후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건전한 종교 활동은 내 삶의 매우 필요한 일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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