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시작으로 사순절(四旬節)을 보내면서 밤이 지나면 낮이 오듯이, 수난 후에 구원이 있듯이, 죽어야 부활을 한다는 진리를다시 묵상하게 됩니다. 올해는 교회력에 따라 3월2일이 재의 수요일입니다. 교회당 강단에 세워진 십자가 상에 자주빛 천을 둘러내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성경을 읽으며 기도드리며 그 기간에 금식을 하며 말씀을 실천케 합니다. 수도원 뜰에 세워진 크다마한 나무 십자가에 걸쳐진 자주천을 보며 우리 죄를 사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구원의 은총에 감사를 드립니다. 바쁜 이민생활 중에도 인간의 삶을 돌이켜 차분히 돌아보게 하는 눈길입니다. 재의 수요일엔 새벽제단에 일찍 나아가 예배드린 후 목사님께서 줄지어 나오는 이마에 십자가를 그어 주시며 “주님의 십자가를 기억하소서” 하시면 교우들은“아멘”으로 화답하고 일터를 향해 나서면 맘이 뿌듯해 집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장로회 신학교 시절 아직 예배학 과목도 없었고 교회력에 지식도 부족했습니다. 군목생활 통해 전시 중 로브대신 약식인 검정스톨을 착용하는 것을 처음 배웠습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한 성공회, 루터교, 감리교, 침례교, 장로교 출신들을 만나면서 교단의 특성과 전통을 비교연구하여자기 나름대로 성경적인 이해와 교회의식의 흐름을 신앙적으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재의 수요일 새벽예배에 참석하여 목사님으로부터 이마에 텃치하는 십자가 현상이 진지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마에 새겨 주시는 주님의 십자가
죄인인 저에게 말로만 아니라 십자가로 텃치하시는
종려나무 불질러 다 태운 남은 재가루
회장터에서 나온 재 한줌 마냥 아무 값어치가 없는(이사여 44:20)
하나님 앞에 선 티끌과 재같은 존재임을 고백하는 겸손(욥기 42:6)
재(Ash)는 우리들의 회개와 겸손을 일깨우는 애곡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흙으로 만든 인간은 흙으로 돌아 가리라(창3:19)
이런 먼지와 티끌같은 아무런 가치없는 육신을
예수님의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넘어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구원은총에 감사
기독교 초기 7-8세기에 이 의식이 시작되었고 성회 수요일부터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까지 40일 동안을 사순절이라고 합니다. 사순절은 325AD 니케아 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 40일 기간은 예수님이 40일 동안 금식하시며 시험을 이긴 그 기간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우리 개신교회는 사순절 기간 동안 금식과 회개, 절제와 검소한 생활을 하며 불우한 이웃을 구제하는 경건한 일을 합니다. 종교개혁한 개혁자들(루터, 웨슬리 제외)은 이 재의 수요일 예식이 형식적인 습관이 될가봐 반대했으며 캐톨릭의 의식에 반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예식이 형식적이거나 미신적주술로 사용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마치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의 뜻을 생각지 않고 슬슬 외워 넘어가듯하면 안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세월이500년 이상 흐르고 현세는 빠르게 변합니다. Audio와 Digital을 겸비한게 더 효과적인 예배 의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30여년 전에 네델란드와 동구권에 있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의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혁교회 교인들은 교회당에 들어 오면서 강단에 놓여진 성경을 향해 일어선채로 기도드리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오늘 한국과 미국 개신교교인들은 교회당에 들어서자 마자 앉아서 기도합니다. 개혁교회 목사는 캐톨릭이 무릎꿇고 기도하는 것과 차별화하여 서서 기도하는 것이랍니다. 이것은 교회의 전통과 교회 문화 차이입니다. 지금은 성경적이고 과학적이며 예술적인 방법으로 예배가드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교파가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거나 교회전통이기 때문에 고집하는게 아니라 복음의 효과를 위해서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년 중 사순절 들어가는 첫날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절 기간 동안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따르는 시간입니다. 십자가없이 부활이 없습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십자가 신앙을 붙잡는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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