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April 1, 2023    전자신문보기
하나님께서 발부하신 티켓

01/26/22       한준희 목사

하나님께서 발부하신 티켓


 

20대 후반, 직장생활이 나의 삶에 핵심이었을 때, 교회 청년회 회장을 뽑는 총회가 있었다.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되었던 나는 가장 믿었던 여자 청년 한사람의 반대에 의해 졸지에 낙마하고 말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이랬다,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 했던 당시 회사에서 뜻하지 않은 회식자리에 가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많은 술을 마시게 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통금시간이 다된 시간에 술에 취해 귀가하던 중 버스정류장 앞에서 예기치 않은 사람과 말싸움이 생겼고 그로인해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움을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싸움을 하고 있는 그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난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입에서는 쌍욕을 내뱉었고,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던졌고, 몸을 땅바닥에 뒹굴면서 온갖 추태를 다 부렸던 그 모습을 치켜보고 있었던 그 여자 청년이 바로 같은 교회 청년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나는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운지 더 이상 청년회 모임에 나갈 수도 없었고 심지어 교회마저 등지는 일이 나의 부끄러운 과거사에 남아 있다.

그때 내가 깨닫은 것은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이 사실이 나의 삶에 남아 있게 되었고 혹시라도 실수한 것을 누가 보지나 않았나 하는 트라우마가 오랫동안 나의 삶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 나는 과거에 그 기억을 되살리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사건이라기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지난 12, 3장의 과속벌금티켓을 받은 것이다. 그 티켓은 과속 카메라에 내가 속도위반을 하고 있는 내 차량이 사진에 그대로 찍혀 나온 것이었다. 그게 왜 충격이었느냐 하면 같은 날 똑같은 장소에 3장의 속도위반티켓을 받았다는 것 때문이었다.

내가 그렇게 속도를 내면서 달려도 그것이 법을 범하고 있었다는 것을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고, 경찰이 없는 한 난 지금까지 그 속도로 거침없이 다녔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속도위반을 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계속 찍히고 있었다는데 큰 허탈감이 생기면서 동시에 과거 나를 지켜보았던 그 여자청년이 기억되는 것 아니었던가,

여자 청년에게 내 모습이 다 들어났던 지난 과거, 그 이후 늘 조심하고 경계했던 그때처럼, 요즘은 감시 카메라에 내 모습이 그대로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늘 조심하게 되고 어디에 또 감사카메라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요즘 나의 모습이다.

사실 내가 깊이 깨닫은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나를 그렇게 지켜보고 계셨고. 나의 못된 언행을 여지없이 카메라에 찍어 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번도 생각하지 못한 채 지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3장의 티켓을 받으면서 또다시 하나님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내가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친구목사들에게 오늘도 난 그들을 정죄하였다, 나쁜 인간이라고..., 어쩌면 목사가 되어 그런 언행을 하느냐고 분노하는 나의 속 모습이 그대로 하나님의 감시카메라에 여지없이 찍어졌을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때문인지 자꾸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더 심해진 듯싶다.

그뿐인가 스스로 얼마나 의로운 체 하였던가, 하지만 의로운 것이 아니라 남의 죄를 들추어냄으로써 나는 그렇지 않은 목사라는 것을 들어내기 위한 위장 전술법 의가 아니었던가,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동료 목사들을 정죄한다. 그런 나의 모습이 틀림없이 하나님의 감시 카메라에 찍혀있는 것이 분명할게다.

 

하나님께서 불꽃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계셨는데도 나의 눈에는 하나님이 없었다, 없었기에 내 맘대로 행동하고, 내 생각대로 말해버리고, 조금만 못마땅하면 분노하고, 형식적인 기도, 형식적인 예배, 형식적인 심방을 해 놓고 하나님 앞에 내 할 도리 다했다고 여기는 바리새인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범법함이 아니라고 여겼던 나를 하나님은 여지없이 사진으로 찍어 놓으셨을 것 아니겠는가,

과거 내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있었던 그 자매 앞에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나를 억눌렀던 그때 그 모습처럼 하나님께서 나의 언행을 그대로 보고 계시고 있다면 나는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얼굴을 들 수 있을까,

은혜라는 이름으로 그런 나의 수치심, 부끄러움을 다 감싸주시는 예수님이시기에 당당할 수 있을까, 형식적으로 예배를 드리고도, 형식적으로 기도해 놓고, 마음으로 온갖 죄를 다 지으면서도 은혜로 덮으시는 주님이시기에  뻔뻔함의 정도를 넘어 당연하게 행동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았었는가,

모두 믿음들이 크기에 어떤 짓을 해도 은혜로 다 용서를 해 주셨으니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없는 그런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하는 목사들은 하나님의 감시 카메라쯤이야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 용서받은 목사라면, 은혜 받은 목사라면, 용서받은 자로써의 언행, 은혜 받은 자로써의 자세는 바르게 하고 있어야 정상아니던가, 그래야 수천장, 수만장의 하나님 티켓을 받았다 할지라도 면죄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자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 발부하신 티켓이 오늘 몇 장이나 되시나요,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하시오며 나의 모든 행위를....(139:1-3)

 

  

페이팔로 후원하기

인기 기사
최신 댓글

170-04 Northern Blvd. #2Fl. Flushing, NY 11358
Tel: 718-414-4848 Email: kidoknewsny@gmail.com

Copyright © 2011-2015 기독뉴스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