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부모들이 많다. ‘중2병(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심리적 상태를 풍자하는 말)’이 세계적으로 무서운 병이라는 웃픈(웃기지만 슬픈)이야기까지 생긴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렇듯 미성년기에 있는 자녀와의 관계도 어렵지만 성년기에 있는 자녀와의 관계 또한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더욱 만만하지 않다.
부모역할(parenting)은 자녀의 성장단계에 따라 변화를 요구한다. 영*유아기와 어린이기 자녀에 대한 부모역할이 다르고, 청소년기와 성년기 자녀에 대한 부모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가 되면 어떻게든 부모노릇하게 된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러므로 자녀의 성장에 따른 부모역할의 변화에 대해 배우지 않으면서 자녀와의 건강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부모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 분야에 대한 전문 서적들도 다양하고 풍성하게 출판되어 있고, 온라인(유투브)이나 오프라인에서 전문가들의 훌륭한 강의는 물론, 선배 부모들의 경험담 또한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람직한 부모역할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내 자녀가 가진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내 자녀와의 관계가 건강하게 회복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그리스도인 부모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제대로 된 부모역할을 감당하는 데 엄청난 자원이 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기도’라는 무기이다. 어느 시기에 있는 자녀든 ‘부모의 기도’라는 영양분이 필요하지 않은 자녀가 있을까? 안타까운 것은 자녀 문제로 또는 자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들이 적지 않지만 이 비장의 무기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는 부모는 기대하는 것 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스토미 오마샨은 자신의 책 <부모의 기도로 성년자녀를 돕는다(The power of praying for your adult children)> 에서 특히 성년기에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어떤 마음가짐과 내용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잘 안내해 주고 있다. 그녀는 먼저, 기도하기 전에 부모가 명심해야 할 일곱 가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첫째, 부모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눈 감아야 끝난다). 둘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셋째, 그러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넷째, 자신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 다섯 째, 용서해야 한다. 자녀와 사돈, 자녀에게 해를 끼친 사람, 부모로써 미흡했던 과거의 자기 자신까지. 여섯 째, 완벽한 부모는 하나님 뿐이다. 일곱 째, 기도했다고 전심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나의 기도는 가장 좋은 본보기이다.
이어서 그녀는, 성년 자녀를 위해 기도할 내용 14가지를 구체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1) 성년 자녀가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도록 2)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도록 3) 지혜와 분별력, 계시가 자라도록 4) 치유와 회복, 강건함을 얻도록 5) 비전과 목적의식을 갖도록 6) 좋은 직장과 경제적 안정을 얻도록 7) 건전한 생각과 올바른 태도를 갖도록 8) 악한 영향과 파괴적인 행동을 물리치도록 9) 성적 타락과 유혹을 피하도록 10) 건강과 하나님의 치유를 체험하도록 11) 화목한 믿음의 가정이 되도록 12)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도록 13)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내도록 14) 늘 하나님의 인도를 받도록 기도하라.
여러 해 전에 읽었던 이 책을 며칠 전에 다시 꺼내 읽으면서 필자 역시, 이미 성년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딸을 낳아 부모가 된 큰 아들과 며느리, 머지 않아 자신의 반쪽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될 작은 아들을 위한 기도의 무릎을 더 강하게 하게 되었다. 정신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달려가고 있는 세상, 크리스천다운 삶을 살기에 너무 힘들어지는 사회, 자녀와의 세대 차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신앙적, 문화적 갭을 극복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기도가 미래요, 희망이다. 부모된 이들이여, 낙심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기도의 무릎을 굳게 합시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렘2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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