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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봄이 오면
땅도 호사를 누린다
땅 속 굳은 마음 살
갈아주고 갈아주니
씨앗 품지 못해 애가 탔는데
이제 씨앗 품어 마음 놓는다
꽃잎도 떨어져
흙과 하나되니
온 땅에 향기가 진동 할 때
소낙비 한 줄기씩 쏟아져
머리와 뼈까지 갈증도 가신다
II
개나리 벚꽃 목련꽃
아침 저녁
물가에 그림자로 내려오면
연못은 온몸으로 노래하며
긴 겨울 시름과 외로움을
봄바람에 멀리 멀리 날려보낸다
III
시멘트 아스팔트도
바람이 싣고 온 꽃잎 만지며
떠나온 고향 노래 함께 부르면
나무와 풀들이
별과 함께
밤새워 춤추며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한다
IV
여러 번 봄비가 쏟아져 내릴 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꽃 향기 맡고 있는데
봄 바람이
꽃 비를 뿌리면
강도 바다도
꽃 향기에 취한다
V
꽃잎이 봄비에게 부탁하여
차창에 함께 달라붙어
이웃 동네 친구 만나러
꽃잎도 마실 나간다
꽃잎이
외출하고 현관에 들어서는
부부의 모자와 옷깃에 내려앉아
꽃잎도 예배당에 가고 싶어
비대면 예배 드리는 부부를
향기로 안아준다
VI
어머 꽃 향기네
놀라는 부부에게
꽃 잎은 부부의 눈을 보고
모든 향기를 쏟으며
윙크하고 떨어진다
VII
꽃잎은 사고로 아들을 잃고
통곡하는 부모의 뺨에 달라붙어
함께 눈물을 흘리다가
관위에
하나 둘 셋 내려 앉아
함께 천국 여행 떠난다
꽃잎 져야 열매 맺듯
자아가 죽어야
예수 향기 진동함을
침묵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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