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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하는 교회

11/01/17       이계자

교육하는 교회


유럽 교회들의 몰락과 미국 교회들의 쇠퇴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들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불러오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다음 세대인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해야 할 부모(가정)들과 그들이 소속한 교회들이 가르치는 일에 전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교회 안을 들여다 보면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수는 눈에 띄게 줄어가고, 대신 장년과 노년층이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니 어쩔 수 없다”라는 이유를 대며 책임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라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영적 전투가 치열한 때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전신갑주(The armor of God)’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언제고 사탄의 공격 대상이 되어 먹히고 말 것이다. 사명과 열정을 잃어버린 미지근한 상태의 신앙교육으로 어떻게 이 살벌한 영적 전투에서 승리할 하나님의 일군들을 배출해 낼 수 있겠는가?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해 주어야 할 1차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지만, 부모들이 이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심어주고, 인내심을 가지고 구체적이며 지속적으로 도와야 할 책임은 교회에 있다. “교육하는 교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는 외침은 계속되어 왔지만 변화의 조짐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교회가 교육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데 학부모 성도들의 갈등과 방황(?)이 어찌 진정될 수 있겠는가?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OO교회 교육부서가 아주 잘 되어 있대요!” 라는 말에 솔깃해진 성도들이 몸담고 있던 교회를 떠나 ‘그런 교회’로 수평 이동하는 일이 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심지어 존폐의 위기를 느낄 만큼 고통을 겪고 있다.     

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교회 학교에 자녀를 보낸다고 해서 부모의 역할(몫)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교회로 옮겨 갔다고 해서 모두 믿음의 반석 위에 우뚝 선 인물로 자라는 것도 아니다. 능력 있는 지도자가 있어야만, 잘 만든 커리큘럼과 교재가 있어야만, 잘 갖춘 물리적 환경이 있어야만 신앙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부모들이 시간과 물질을 들여 애쓰는 열정의 반(半)만이라도 신앙교육을 위해 투자한다면 자녀들의 미래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섬기며, 주신 기질과 재능을 따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 –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 을 다하는 자녀로 키우는 것이 그리스도인 자녀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렇다면 누가 이 일에 앞장서서 부모들을 도울 것인가! 학부모 성도들을 일깨우기 위해 교회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물론, 주일마다 자녀를 교회학교로 데려오라고 외친다.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부모가 되라고 가르친다. 자녀양육에 성공한 부모를 초청하여 1회적인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자녀를 – 그들의 기질과 재능에 따라 -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양육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어야 한다. 자녀양육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전하는 부모들,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들을 지원할 다양한 자원(인적 자원+환경적 자원)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언제부턴가 여름 방학이 되면 많은 한인 교회들이 ‘단기 선교’를 떠난다. 장년들도 가고, 청년들도 가고, 대학 진학을 앞 둔 청소년들도 동참한다. 비록 2-3주 동안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들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도전을 받고 돌아 온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선교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지상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사명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교회들이 밖으로 눈을 돌려 선교에 힘쓰는 동안 정작 교회 안의 가족들을 살피고, 가르치고, 돌보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은지 살펴 보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교회 학교 교사들을 훈련하고,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지원해주는 일에 힘써야 한다.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부부간의 불화나 자녀와의 소통 부재, 자녀의 비행 등 가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성도들을 도와야 한다.

건강한 신앙생활과 가정생활에 대한 가르침과 돌봄, 치료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도는 어디에서, 누구의 도움으로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이루어 가겠는가? 교회는 이 일을 위해 일군을 키우고 자원을 마련하는 데 시간과 물질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맡겨주신 교육의 사명을 다 하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고군분투하는 교회들이 있다. 모이는 성도 수는 많지 않지만, 물리적인 환경도 교사 수급도 어렵지만, 몸 담은 교회를 사랑하므로 떠나고 싶지 않아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함께 모여 기도하며 지혜를 모으는 부모들이 있다.

교회가 해 줄 수 없는 부분은 부모들이 교사가 되어 서로의 자녀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교육하는 교회는 부모들을 깨운다. 교육하는 교회는 부모들을 훈련한다. 교육하는 교회는 일군을 키운다. 그러므로 교육하는 교회에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

교육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변명하는데 급급하지 말라. “어떻게 하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도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라. 부모들 또한 교회에게만 신앙교육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교회가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훈련 받고, 기도하는 일에 힘쓰라. 가르치는 은사가 없다고 뒷걸음질 치지 말라. 마음과 뜻과 성품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명령(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면 자녀의 신앙교육에 관한 염려와 바램을 그분께 온전히 맡기고 구체적인 인도와 도움을 요청하라.

예수님께서는 공 생애를 사시는 동안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일’에 집중하셨다. 교사로서의 예수님은 지식만을 전달하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시면서 친히 본을 보여주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사랑하셨고, 그들을 잘 아셨다.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권위가 있었고 능력이 있었다. 물론, 우리는 완전한 교사이신 예수님처럼 가르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족한 것이 많은 교사(부모)뒤에는 완전한 교사이신 성령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며 도와주신다는 것을 기억하고 용기를 내자. 교육하는 교회로 거듭나자. 교육하는 교회에 다음 세대의 미래가 달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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