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July 21, 2024   
J를 돌보시는 하나님 이야기(2)

05/03/24       이계자

J를 돌보시는 하나님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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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집에 온 J는 일단 만족스러워 보였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 뉴욕에 온 사실만이 놀랍고 신나는 것이 아니라 형들이 있는 이모 집에 온 자체가 즐거워 보였다. 두 형(필자의 아들들)중에 특히 자기와 한 살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작은 형을 좋아했다. 소파에 작은 형과 나란히 앉게 되면 형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좋아했다. 꿈에도 그리워했던 피붙이를 만난 듯 -  물론, 형(작은 아들)은 놀라서 “하지 마!” 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 한없이 즐거워했다.

전공은 아니었지만 필자는 대학원 시절에 ‘특수교육’이라는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고, 10년 넘게 교편을 잡았던 경험이 있었던 터라 J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과, J의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J를 만나기 전까지 J를 뉴욕에 오게 한 주된 목적은 한 달 반의 일정으로 이어지는 ‘뉴욕관광’ 이었다. 관광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뉴욕 관광’을 화제 삼아 친구들과 친해지는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막상 J를 대면하고 나니 상황은 180도 달라지고 말았다. 관광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우리 부부의 마음은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필자 부부가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J에게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친구가 없었지만 아쉬워하는 것 같지 않았고, 친구를 사귀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생각인가! 필자 부부의 역할은 일정대로 한 달 반 동안 뉴욕 관광을 시켜주고  시간이 되면 다시 한국 행 비행기에 태워 보내는 것이었는데 J를 만나는 순간부터 모든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다. J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뉴욕 관광이 아니라 J에게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바르게 알고, 그에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도 급하셨는지 간단명료하지만 너무도 분명한 생각을 응답으로 주셨다. “이 아이는 네 조카라서 돌봐주라는 것이 아니고, 내가 너희에게 맡기는 사역(주의 일)이다.” 당시 필자의 가정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조카를 선뜻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남편은 신장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였고, 어렵게 시작한 개척교회 사역에 집중하는 자체가 여러 모로 힘들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너무 분명하셨고, J의 현재와 미래가 불 보듯 뻔하였기에 현실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필자는 남편에게 하나님이 주신 이 마음을 전했다. 고맙게도 남편이 기꺼이 동의를 해 주었다. “만약, J가 시댁 쪽 조카라면 나는 이렇게 동의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 흔쾌히 동의를 해 주고 오늘날까지 18년동안 부모역할을 함께 해 주고 있는 남편에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통화를 할 때마다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던 언니에게 J를 관찰하고 얻은 내용을 기반으로 물었더니 묻는 질문마다 “맞아!” “그래!” “그런 거 같아!” “나도 앞으로가 걱정이야!” 라며 응대했다. 언니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동안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데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답답했는데 이젠 속이 후련하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언니에게 J가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그러므로 한국에서 계속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될 거니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J가 이모 집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일을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다.  “아니 내가 무슨 정신으로 이런 제안을 한 걸까? 내 코가 석자인데!” J 는 한달 반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일단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으로 돌아갔던 J는 유학비자를 받아 한 달 열흘 만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J는 집 가까이에 있는 사립학교에 7학년으로 들어가 미국에서의 중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J에게 맞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J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평가(evaluation)’를 받는 것이 중요했다. 학교를 찾아서 교장 선생님께 요청을 하니, “아니, 한인 부모들은 평가 받으라고 하면 화부터 내면서 싫다고 하는데 당신은 진심으로 평가를 받고 싶은 겁니까?” 라고 되물어 왔다. 필자가 강력하게 “그렇다!” 고 하니 마침, 학교에 실습을 나와 있는 심리학 전공 한인 대학원 생을 소개해 주어 J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대학원 생을 통해 심리학자와 연결이 되었고, 얼마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바로 잡음> 지난 칼럼에서 J의 나이를 만 29세라고 했는데 ‘만 30세’로 바로 잡습니다. 

 

☞ 다음 호 칼럼에 세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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