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June 15, 2024   
거절감과 버림받음에 대한 불안감

04/15/24       박효숙컬럼

거절감과 버림받음에 대한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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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감과 버림받음에 대한 불안감

 

요즘 상담현장에 경계선 인격에 관한 질문과 함께 경계선 인격의 성향을 가진 내담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TV에서 어떤 연애인이 자신이 경계선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BPD)임을 커밍아웃하기도 한 사건도 있긴 했지만 인터넷의 순기능 중의 하나로, 스스로 문제를 검색을 통해 발견하고, 힐링하고자 하는 필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계선(borderline)이란 무엇일까요? 

경계선은 ‘신경증과 정신증의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경증과 정신증의 경계에 위치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신경증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또는 강박증 같은 증상을 말합니다. 여기에 신경증은 망상이나 환각 혹은 환청 같은 현실에 대한 인식이 고통을 받는 증상을 말합니다. 신경증인 경우, 현실감을 상실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볼 때 두 증상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현실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교차해서 계속 나타난다면 경계선인격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경계선 인격은 불안정한 정서, 특히 거절감과 버려짐에 대한 유기불안으로 인해 신경증적인 증상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일시적으로 현실감을 잃고, 정신증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증상의 경계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되면, 경계선 인격장애라고 진단을 하게 됩니다.  

 나도 경계선인격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면 경계선인격이 나타나는 신호를 잘 들여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범주에 속하는 이들은3가지 불안정한 특징을 지니는데 첫째는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정성을 보입니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 초기에는 상대방을 이상화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상대와 모든 것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들은 상대방이 충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느끼며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깨집니다. 이후 이들은 상대방을 얕잡아 보거나 이유없이 화를 내기를 반복합니다. 

두번째 특징은 자기 자아상의 불안정성입니다. 어느날은 자신이 최고로 멋져보이다가 또 어느날은 자신이 무가치한 쓰레기처럼 보이기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세번째 특징은 감정의 불안정성입니다. 기분이 좋으면 너를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기분이 나빠지면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미워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심해지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심리적인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 중에 경계선 인격의 성향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조울증, 공황장애, PTSD, 섭식장애, 중독 등에 관련된 경우에는 높은 수준의 경계선 인격의 경향을 드러냅니다.  그러면 경계선 인격은 어떤 원인으로 생기게 될까요?

많은 경우 어린시절에서 그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양육자와 건강한 애착과 분리경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민한 성격으로 태어나 짜증이 심한 경우, 그  짜증을 받아낼만한 양육자를 만나지 못한 경우, 아이는 불안정 애착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은 세상에 쓸모없고 무가치한 존재라는 사실을 내면 깊숙히 숨기게 됩니다. 

아이는 2세에서 5세 정도의 나이에 자율성을 발달하고, 독립심을 키워갑니다. ‘내가 할 거야’.’내가 입을 거야’, ‘내가 신을 거야’ 하며 독립을 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건강한 부모는 아이의 발달을 지지해주고, 기다려 주고, 혼자 감당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줍니다. 

자신의 감정을 거절당했거나 무시당하는 환경에서 자랐을 경우도 이에 해당됩니다.  여기에다 부모가 심하게 다투는 환경에서 자란 경우, 아이는 자신이 ‘나쁜 아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내적으로 깊숙이 감추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억압된 정서는 어느 순간 자극을 받게 되었을 때 폭발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참았다가 폭발하고, 참았다가 폭발하는 양상이 교차될 때 경계선 인격은 더욱 강화되어 갑니다. 

애정결핍에 못지 않게 과잉보호도 이 증상에 한 몫을 합니다. 애정이 과하게 되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해낼 수 없다는 무력감이 학습되어,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성인아이로 성장하게 되지요. 

혹시, 경계선 인격인 스스로를 발견하셨나요?  이 증상으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이 멀어지는 경험을하고 계신가요?  삶이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나요? 

증상의 인식이 모든 치료의 시작입니다. 아픈 나에게 다가가 그동안 그런 자신을 버텨오느라 고생한 자기 자신을 품어주고 안아주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정서가 느껴질 때 그 느낌을 그대로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게 밖에 살아낼 수 없었던 스스로에게  “ 부정적인 느낌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내가 있잖아. 앞으로 혼자 두지 않을게. 내가 지켜줄게”하며 다독여 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의 작동방식을 들여다 보고, 같은 패턴을 계속하고 있을 경우, 그 패턴을 인지하고 하나씩 수정해 나가면 치료는 가능합니다. 

어른이 된 자신이 충분히 해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모든 치료의 시작입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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