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April 21, 2024   
나르시스트 엄마

12/15/23       박효숙컬럼

나르시스트 엄마


요즘 부쩍 상담현장에서 자신의 불행감을 이야기하는 내담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어린시절, 가정에서 정서적 또는 신체적 학대 또는 무시와 방치를 당했다고 호소합니다. 그동안 모르고 살았는데 자꾸만 그때 일들이 플레쉬백 (flash back:회상) 되면서 알 수 없는 불행감으로, 무력감으로 이어져 삶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고통스러워 합니다. 

이를 상담학에서 C-PTSD(복합외상:Complex-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라고 부릅니다. C-PTSD의 주원인은 주양육자(보통은 엄마)가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했을 때 경험하게 되는 증상입니다. 적절한 양육환경을 경험하지 못했을 때  중년기 이후에 서서히 드러납니다. 

적절하지 못한 양육방식이란 아이가 울어도 그대로 방치하고, 필요를 채워주지 않는 양육방식을 말합니다. 배가 고파 울 때, 기저귀가 축축하여 불편감을 나타낼 때, 그때그때 반응하지 않고, 감정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적절하지 못한 양육방식을 가지게 된 이유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정형편이 가난했기 때문에 아이만 들여다 볼 수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부부 불화나 사별, 사고 등으로 그렇게 밖에 반응하지 못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양육자 자신이 C-PTSD 문제를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나르시스트 엄마 아래에서 양육되었을 경우, C-PTSD를 겪게 될 확률은 무척 높습니다. 

건강한 양육방식은 엄마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아이의 감정이나 욕구 표현에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응해주고,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것입니다. 

C-PTSD의 증상은 깊은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피상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고, 관계가 지속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한 부정적 사건에서 회복하는 속도가 아주 더뎌져 스스로를 괴롭게 합니다. 

PTS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하고, 상대에게 지나치게 맞춰주려다 크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린시절의 원초적인 공포나 두려움이 건드려지면, 무기력했던 시절의 버림받을 것 같은 유기감과 혼자 남겨 질 것 같은 두려움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와 이성을 잃게 합니다. 어른이 되어도 정서적으로 어른노릇을 못하는 것은 이런 부분을 치료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지배한 자리에는 이성이 들어갈 틈이 없지요. 

이렇게 C-PTSD는 어린시절 스스로가 어떻게 키워졌는지, 그 환경이 얼마나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게 했었는지를 야무지게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여기서 스스로 걸어 나오면, 여태까지 겪어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계로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이성적으로 자신을 지켜가게 되며, 더 이상 감정에 좌지우지 하지 않게 됩니다. 

C-PTSD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것이기에, 그 경험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일정부분 치료가 가능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습관처럼 학습되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불안이나 두려움, 우울의 강한 감정이 자신을 휘감을 때, 깨달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거기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먼저 깨닫고 알아차리면, 모든 것이 가능해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주고받는, 기쁨과 고통을 가감없이 나누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관계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중한 사람에게는 더 가까이 다가가 소중함을 표현하고, 해가 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게 되고, 자기 자신을 지킬줄 아는 힘이 생깁니다.  

 상담학공부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상담학 석사를 한국에서 한번, 자격증을 받기 위해 미국에서 한번, 이렇게 두번 졸업했습니다. 이번에 뉴저지 Division of Consumer Affairs 를 통해 LAMFT를 취득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라이센스를 받은 가족치료사가 된 것입니다. 이 말은 자랑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저의  C-PTSD가 상담학을 공부를 시작하게 했고, 운디드 힐러로서 여기까지 이끌려 왔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여기에 있게 해주신 고인이 되신 엄마께 쉽지 않은 인생이었을 텐데 잘 살아내셨다고 이제라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C-PTSD가 제 인생에서 순기능으로 작동해 오늘날에 이르게 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나르시스트 엄마에게 자라나셨나요? 힘든 어린시절을 보내셨나요? 

일부러 그런 경험을 할 필요는 없지만, 부정적인 경험은  강력한 에너지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때때로 상처는 하나님의 빛이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것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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