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May 20, 2024   
기다림의 퍼즐속에서 

12/15/23       장재웅 목사

기다림의 퍼즐속에서 


아일랜드 출신의 프랑스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1989)가 쓰고 196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2막짜리 연극이 있다. 이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이유는 약속된 구원자, 희망의 등불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다 못해 절망에 지친 현대인의 내면의 모습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양로원의 연로하신 어르신들을 방문하곤 했다. 차를 몰고 입구에 들어서면 각 방 창문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얼굴들이 고개를 내어놓고 열심히 지켜본다. 아예 현관에 나오신 분들도 있다. 그러나 기대했던 사람이 아닐 때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에서 스쳐 지나가던 실망의 표정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람은 누구나 기다림 속에서 살아간다. 하루 동안에도 전화를 기다리고, 편지를 기다리고 손님을 기다린다. 생일을 기다리고 결혼 기념일을 기다리고 첫 눈을 기다리고 여행을 기다린다.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전쟁의 소문이 그치고 평화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희망을 키워가기도 하고 그 기다림 속에서 고통을 참고 인내하며 살아간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황지우 시인의 시가 있다. 이 시인은 어느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온통 마음이 그에게 먼저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마음과 생각이 보고싶은 그 사람을 미리 생각하고 가득 채우게 되는 자신을 모습을 보게 된다. 그의 시의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누구를 기다리며 살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그 사람으로 내 마음이 아름다운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때로는 간장을 태우듯 온 몸을 녹아 내리게 하고 뜬눈으로 밤을 설치게도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기다리며 살 때가 행복한 것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외로움과 설렘사이의 그 빈 공간 안에 세상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값진 보석들을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다. 

교회력으로 12월 3일에 대림절(Advent)이 시작되었다. 기다릴 대(待), 임할 임(臨)의 대림절은 라틴어로 번역하면 아드벤트(Advent) 공항이나 기차역에서 곧 도착할 손님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절기이다. 기다리며 그 분을 닮아가는 것이다.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라 능동적인 기다림이다. 기다리며 기대와 설렘으로 내 마음을 말씀과 기도로 사랑과 비젼으로 채우는 것이다.

대림절 강단상에 촛불 5개가 꽂혀 있다. 3개의 보라색과 하나의 붉은 색(혹은 분홍색), 하나의 하얀색으로 구성되어진다. 첫째 보라는 희망, 둘째 보라는 평강, 셋째 보라는 기쁨을 상징한다. 성탄절을 바로 앞둔 바로 직전 주일에는 붉은 색을 점화하는데 이것은 사랑을 상징한다. 초의 색깔이 점점 짙어지는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더욱 더 가까이 오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날에 점화하는 하얀 초는 어둠 속에 살고 있던 인류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 빛으로 오신 주님을 소망 중에 기다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림절 4주기간 동안 둘째주일(올해 12월 10일)을 성서주일로 지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으로 성육신(Incarnation)하셔서 우리의 빛이 되셨다는 의미에서이다. 

대림절은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 희망을 다시 찾게 해 주는 시간이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오늘을 이기며 내일을 바르게 준비하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인생은 기다림이라는 퍼즐을 연결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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