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May 20, 2024   
기관장들의 자세

10/06/23       김창길 목사

기관장들의 자세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결실을 거두는 바쁜 계절, Bear Mount 정상에 오르면 멀리 맨하탄에 높이 우뚝 솟은 빌딩군상들을 배경하고 파란 하늘 아래 넓은 벌판을 가득 메운 찬란한 단풍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이민자의 탄성을 부릅니다.

지난주일 오후 오랫만에 걸려 온 김동권 목사의 전화 "김창길 목사님 제가 뉴저지 교회협의회 37대 회장에 당선되어 인사차 전화 올립니다. 기도 많이 해주시고 지도편달 바랍니다" 짧은 전화에 "김목사님 회장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 뉴저지 교회들을 섬기시는데 수고 많이 하시겠습니다” 라고 전화를 간단히 마쳤습니다. 이민교회 목회는 작든지 크든지 나름대로 할 일들이 끝이 없습니다. 섬기시는 교회 일도 바쁜데 교단 일, 기관대표 일을 맡아한다는 것은 평소하는 수고가 배 이상 들어 갑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터는 지교회뿐만 아니라 속해있는 교단의 상회기관, 협회기관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지교회를 섬기는 것처럼 기관장의 책무도 똑같은 책임감으로 섬겨야 하겠습니다. 기관장으로 뽑힘을 받았을 때 대표자의 자리는 권리를 부리며 영광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교회와 회원들을 겸손히 섬기는 낮은 자리입니다. 결코 세도 부리거나 명령하고 다스리는게 아니라 회원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요구를 해결해 주고 대변해 주어야 합니다. 기관장으로 뽑힘을 받는 경우 똑똑하고 인기가 있고 잘나서가 아니라 봉사하고 섬기기 위해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려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 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공동번역, 마가복음 10:43-45)

이 말씀은 요한과 야고보의 모친이 예수님께 찾아 와 아들을 위해 높은 자리를 청탁한 것을 알고 나머지 열제자가 야고보와 요한을 보고 화를 냈을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불러 놓고 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지도자는 이방인 통치자처럼 백성을 강제로 누르고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인자가 세상에 오신 목적 즉 예수님의 섬기는 리더십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관 대표자가 되면 지교회와 회원들의 보살핌을 위해 시간과 탈랜트 그리고 재정까지 내놓아 쓸 수 있는 여유와 아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의 준비와 여유가 없으면 기관장 대표를 맡지 말아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말로 만 하고 실천이 없는 잘못된 지도자가 되기 쉽습니다. 자기 교회일도 감당하기 벅차다고 하면 기관장이 되면 안됩니다. 억지로 어렵사리 직분을 맡을 준비가 안되었는데 맡는다면 본인도 기관도 불행해 집니다. 기관장 대표를 맡는 일을 명예나 욕망이나 허영으로 하면 안됩니다 주님의 사역에 대표가 되는 것은 더 많은 섬김과 희생을 하는 길이기에 겸손히 머리 숙여야 하고 목에 힘주거나 뽐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사역에 소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날 한국교회는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직분에 대한 이해가 벼슬을 높이 평가하고 종을 노예로 평가하는 풍조가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잔재는 완전히 사라 지지 않고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사상은기독교의 가르침과 정반대 입니다. 대표자는 맡은 책임을 실천하고 잘해보려고 최선을 다해보지만 어떤 경우엔 실수하거나 힘이 모자라 잘못 할 수가 있습니다. 대표자도 회원과 똑같은 인간,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때 대표자는 하나님 앞에서 (Coram Deo), 동료들 앞에서 솔직히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당시 대표자는 회원 중에 한 사람이고 이 직분을 일정 기간동안만 감당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회원들은 대표자가 실수나 과오를 인정할 때 냉정하게 비판할겁니다. 허나 잠깐 후에는 정직과 진실성에 이해와 신뢰를 받게 됩니다

대표자는 비판에 변명과 핑계를 하지않고 묵묵히 사역을 꾸준히 성실히 감당하면 신뢰와 존경을 회복합니다. 지도자의 기본적인 심성은 정직입니다. 오늘날 강단에서 설교로 정직을 외치면서 생활에 실천이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면 세상의 상식도 통하지 않는 교회가 되기 쉽습니다. 교회가 하는 결정이, 지도자의 리더쉽이 어떤 경우엔 은혜와 신앙으로 매도하면 세상은 교회를 향하여 손가락질하며 위선자라고 사이비라고 매도하게 됩니다. 기관장은 집단의 대표자로서 공의와 진리를 선포하고 증거하는 사람으로서 매사에 공명정대해야 합니다. 무슨 일을 결정할 때마다 무릎꿇고 기도하고 말씀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능한 한 법규는 꼭 지켜야 합니다. 인정과 환경에 매이거나 자기유익과 지위유지를 위해 이기적이 되면 안됩니다. 직분을 인심쓰는 식으로 나누어 먹기식으로 하면 안됩니다.

어느 장로님이 한 집사님에게 당신이 내 말을 잘 듣고 따르면 ‘장로시켜 줄게’라고 했답니다. 이 말을 들은 집사는 ‘그게 아닌데’ 하면서 그 곁을 떠났다고 합니다. 장로가 되는 일이 누구의 말을 듣고 줄 서는게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교회직분은 세속화되고 타락합니다. 내가 대표자가 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대표자가 되어 대표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가능한한 대표자가 되지 마십시오. 부탁받은 교회 일에 충성 하십시오. 목사는 주님이 맡겨주신 첫번째 교회사역에 먼저 충실해야 합니다.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입니다. 교회사역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서 밖에 얼굴내놓는 정치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저는 지난날 미주한인 장로회(해외한인장로회 전신) 동노회 26대 노회장을 역임하고 나서 해외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 노회장을 두번이나 거치고 해외한인장로회 19대 총회장을 가장 연소한 44세에 감당했습니다. 뉴저지교회 협의회 회장도 역임하고 미주한인장로회신학대학 학장도 거쳤습니다. 지금 뒤 돌아보면 바쁘고 쫓기고 동분서주하고 남은 것은 교회일을 충실히 못했다는 겁니다.

의사가 병원에서 치료하듯이, 과학자가 연구실에서 몰두하듯이, 교사가 강단에서 가르치듯이, 상인들이 장마당에서 상거래하듯이 군인이 부대에서 나라를 지키듯이, 목사는 교회에서 말씀과 기도로 성도를 양육해야 합니다.

만일 주님이 교단의 대표자로 세워 주셨다면 날마다 십자가를 걸머지고 명예와 감투를 얻어 높아지는 게 아니라, 살려고 사역을 하는게 아니라 죽어서 없어지기로 작정하면서 일하시길 바랍니다. 성급히 기관장 자리를 탐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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