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 May 30, 2024   
빼앗긴 집중력

06/30/23       한준희 목사

빼앗긴 집중력


아들과 딸이 함께하는 식사시간이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된다. 식구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애들은 애들끼리 영어로 대화하고 우리 부부는 한국어로 대화한다. 애들과는 한국말이 짧아 깊은 대화가 잘 안 되는 때가 많다. 반대로 우리 부부는 영어가 짧아 애들 이야기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끼리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할 때가 많다. 대화가 잘 되지 못하는 이런 모습의 식사시간이 늘 마음에 걸려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애들이 식사시간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식사를 한다. 몇 번 식사시간에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말라고 충고를 주었는데도 여전히 식사시간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 그러다 보니 더욱 대화가 사라졌고 식사시간에 가졌던 행복감이 식은 듯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런데 문제는 애들 손에서 휴대전화가 떨어지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어딜 가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산다. 식사할 때도, 걸어가면서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에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산다. 하지만 이게 우리 애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목사님들도 휴대전화에 중독이 되신 분들이 많다, 늘 뵐 때마다 그분의 모습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모습만 봐서 그런지 그분을 상상하면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분으로 연상된다.

문제는 내 모습이다. 나 역시 휴대전화가 손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잠깐 외출했다가 들어와 책상 앞에 앉으면 으레 휴대전화부터 열어 본다. 좀 전에 휴대전화를 보았는데도 몇 분이나 되었다고  또 들여다 본다. 기도하다가도 진동소리가 울리면 잠깐 눈을 떠 휴대전화를 보고, 예배시간 전에 강단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본다. 찬송하다가도 들여다보고... 예배시간에 몇 번을 열어 보았는지 나도 모른다. 그냥 기회만 되면 자동으로 휴대전화를 열어본다.

그러다보니 예배에 집중해야 할 집중력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 기도하는 분의 기도 소리에도 집중을 못 한다. 눈은 휴대전화에 가 있고 입은 찬송을 한다. 이게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의 모습일까, 더더욱 심각한 것은 목사님들 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설교시간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계시는 분들이 꽤 많다. 

핸드폰이 가정의 행복을 깨뜨렸고, 거룩한 예배의 신성함도 무너지게 했고, 기도, 찬송 등 거룩해야 할 시간을 이 작은 기기가 흩뜨려 놓지 않았나 느껴진다. 어디 그뿐인가 잠자리에 들 시간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것 때문에 잠자는 시간까지 빼앗아 가버렸다. 휴대전화 때문에 건강마저 무너지고 있다. 눈에 문제가 생기고, 수면 부족에서 오는 피로가 심각한 지경까지 왔는가 하면 신종 병이라고 하는 손목 터널증후군, 목 디스크까지 건강을 침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육체적인 건강만이 아니다, 정신적으로도 심각한 질병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생각을 집중해야 할 정신적 체계가 분열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책 읽는 사람들이 사라져버렸다. 책이라는 것이 다른 생각을 접어두고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가면서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투자하여 책의 저자가 의도하는 의미와 내용을 알아가는 것이 독서 아닌가, 그런 독서에 익숙했던 우리가 이제는 책을 읽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 인터넷 안에 다 들어 있기에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책에 소모할 이유가 없어진 것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성도들이 책뿐만 아니라 설교에도 집중을 못 한다. 벌써 설교 10분 정도만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몸이 흔들리고 눈이 다른 곳으로 가는가 하면 하품까지 한다. 바로 정신 체계의 집중력이 약해진 탓이다.

이민생활의 단점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눌 시간과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만나 대화할 시간이 없다. 더욱이 대화할 상대도 없다, 이민생활에 그 많은 어려움을 나눌 사람은 없고 또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할 말도 못하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분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성도들뿐만 아니라 목사님들도 만나면 이야기 주제가 차고 넘친다. 참 이야기들 많아 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이 나서 말을 하는데 듣는 사람은 1~2분만 들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그게 바로 정신 체계의 분열증이라는 것이다. 

유튜브에서는 보통 10분짜리 동영상이 주를 이룬다, 그 10분짜리 동영상도 앞부분에서 관심을 끌 만한 영상이 아니면 그냥 넘어가 버린다, 그만큼 집중을 안 한다, 그래서 요즘은 1~2분짜리 짧은 동영상으로 사람들을 집중시킨다, 아마 멀지 않은 시점이 오면 30초만 지나도 집중력이 떨어질 사람들이 태반 일 거라 여겨진다. 

이게 다 최첨단 문명의 최신기기를 손에 든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더욱이 목사님들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성도들이 목사님들 설교에 은혜를 못 받는 분들이 많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성도들 집중력마저 흔들리고 있으니 이것 심각한 것 아닌가 느껴진다.

과연 이대로가 좋은가,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어야 할 것인가, 이제 이런 문제에 심각성을 깨닫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하나님의 지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인간 수명이 수백 살까지도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과학을 통해 문턱까지 와 있고, AI 인공지능이 설교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데 …. 

 

하나님께 집중해야 할 성도들이 이제는 휴대전화란 작은 기기 하나에 영적 세계마저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모든 아덴 사람과 거기서 나그네 된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을 말하고 듣는 것 이외에는 달리 시간을 쓰지 않음이더라”(행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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